[이스터섬 아후 통가리키] 서태지 모아이 뮤직비디오 촬영지 Ahu Tongariki를 가다!

글·사진 ｜ 미뇩사마·그뤠이스

 이스터 섬(Easter Island) 여행 마지막 날. 오늘도 어김없이 날씨가 좋았다. 칠레 산티아고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3시 반이었기에 우린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 미처 둘러보지 못했던 곳과 비가 와 제대로 구경을 하지 못했던 곳을 차례로 돌아다녔다. 그리고 찾은 마지막 장소가 바로 Ahu Tongariki(아후 통가리키)였다.

 사실 Ahu Tongariki(아후 통가리키) 방문은 두 번째였다. 이스터 섬(Easter Island) 여행 둘째 날에도 여길 왔었는데 오후 6시가 넘은 시각이라 입장을 할 수 없었다.(이스터 섬 대부분의 모아이 유적지는 국립공원(라파누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고, 해당 국립공원의 운영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담이 높지 않기에 입장을 하지 않더라도 멀리서 담 너머 모아이 모습을 볼 수는 있었다.

 15개의 거대 모아이(Moai) 석상들이 바다를 등지고 서 있었다. 모아이들은 두 손을 배꼽으로 모은 채 턱을 살짝 들어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앞으로 몇몇의 여행객들이 잔디밭에 눕거나 엎드리며 갖가지 포즈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모아이들이 너무 질서 정렬하게 세워져 있어서일까? 다소 신비감은 떨어졌다.(쓰러져 있던 모아이들을 일으켜 세우는 복원작업은 1990년대 이뤄졌다.)

+ Ahu Tongariki(아후 통가리키) 위치

 Ahu Tongariki(아후 통가리키)는 2009년에 발매된 서태지 8집 앨범 Atomos의 Moai(모아이)라는 곡 뮤직비디오 촬영지이기도 했다. 여기가 뮤직비디오 촬영지가 아니었다면 내가 이곳을 두 번씩이나 방문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화창한 날 모아이들을 배경으로 서태지 뮤직비디오 속 한 장면을 그대로 따라 해 보고 싶었다.

 서태지 Moai(모아이) 발매 당시 뮤직비디오 촬영 일련의 과정을 담은 영상(SEOTAIJI MOAI : THE FILM)을 본 적이 있었다. 참으로 멋졌고, 부러웠다. 하지만 '가고 싶다.'라는 생각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이스터 섬은 내가 갈 수 있을 거 같은 영역에서 이미 제외된 곳이었기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던 거 같다. 칠레까지 가는 것도 엄청난데 그나마 가까운 칠레 본토와 3000km나 떨어져 있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이라니.😱 이곳은 내가 갈 수 없는 그냥 신비의 섬, 미스터리의 섬이었다.

말이 3000km지 비행기로 6시간이나 걸리는 엄청난 거리다.

+ SEOTAIJI MOAI : THE FILM #1 Chile

+ SEOTAIJI MOAI : THE FILM #2 Easter Island

 갈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곳이었는데 지금 이렇게 모아이(Moai)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동경했던 뮤직비디오 속 장면을 따라 하고 있었다. 마냥 꿈같고, 현실감이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오랜 여행에 이런 기분도 무뎌졌었는데 이스터 섬의 모아이들 덕에 다시 한 번 강렬하게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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