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깔 모양의 뾰족 산이 인상적인 아이슬란드 서쪽의 명소 커크주펠을 가다
- 미친여행의 시작/아이슬란드
- 2018. 7. 15. 00:16
글·사진 | 미뇩사마·그뤠이스
[ICELAND Kirkjufell Mountain]
아이슬란드 여행 8일차 아침이 밝았다. 빵, 치즈, 쨈 그리고 우유와 시리얼. 맛이 없지도 그렇다고 있지도 않은 무난한 조식을 마치고 평소와 비슷하게 아침 9시 반쯤 숙소를 나섰다. 오늘은 아이슬란드 서쪽, 삐죽 튀어나온 Snaefellsjoekull 지역을 돌아 나오는 코스로 이동할 예정이다. 첫 번째 목적지인 커크주펠(Kirkjufell)로 향했다. 맵스미(Maps.Me)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가고 있었는데 앞에 왠 표지판이 보였다. "4륜 구동 전용 도로" 어쩐지 길이 점점 안 좋아 진다 했다. 우리 차는 혼다 재즈(Honda Jazz)로 2륜 구동 차량이었기 때문에 둘러 가는 길을 이용해야 했다.
+ 커크주펠
삐죽 솟은 고깔 모양의 민둥산인 커크주펠이 눈에 들어왔다. 도로 옆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커크주펠 뒤로 구름이 낮게 깔려 있었고, 커크주펠 폭포 너머 산 뒤에도 먹구름이 스멀스멀 우리 쪽으로 넘어오고 있었다. '조만간 비가 퍼붓겠군.'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차에서 내려 커크주펠 폭포로 걸어가는데 분무기로 뿌린듯한 고운 빗방울이 아이슬란드의 차가운 바람을 타고 얼굴을 세차게 때리기 시작했다.
+ 아이슬란드 커크주펠 위치
흩날리는 빗방울은 군데군데 구름 사이를 뚫고 내려온 햇빛과 만나 무지개를 만들어 냈다. 폭포 뒤편에서 바라본 커크주펠의 모습은 감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산과 폭포 거기다 무지개까지. 과연 이 말도 안 되는 삼박자를 사진에 잘 담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 운이 좋았던지 고프로 셀카 사진에 아주 훌륭하게(만족스럽게) 담겼다.
마녀가 썼을법한 뾰족한 고깔모자 모양의 민둥산 뒤로 검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무겁디무거운 마치 사악한 악마가 등장하는 판타지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거 같았다. 커크주펠 앞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산뜻한 색을 뿜어대는 무지개랑은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었다.. 언밸런스하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어찌 됐든 결론은 아주 멋졌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