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미식회에 나온 육개장 맛집 대구 진골목식당


글,사진 | 미뇩사마


수요미식회 육개장편. 오랜만에 서울이 아닌 지방식당이 선정됐다. 집근처 대구의 진골목식당. 가까우니 바람도 쐴겸 몇번씩이나 갈려고 시도 했었는데 어떻게 타이밍이 잘 맞지않아 이번주에야 다녀왔다. (그것도 크리스마스에...크리스마스에 육개장이라;;;)


"진골목식당"이라는 이름답게 골목의 골목에 식당이 위치해있다. 집에서 늦장을 부리는 바람에 그리고 크리스마스 주차대란덕에(?) 여차저차 식당을 찾은 시간이 오후 2시. 이곳에 오기전 삼송빵집에서 빵이라도 몇개 집어먹었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배가고파 심기가 살짝 불편할 뻔 했다.(나 말고 우리 와이프...일명짜왕...짜증대마왕ㅋㅋ)





한 손에는 마약빵, 또 다른 한 손에는 카메라. 스마트폰으로 구글맵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감으로 식당을 찾기 시작했다.(사실 근처까진 다 왔었다.) 골목에 들어가 여긴가하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작게 보이는 간판 하나. 진골목식당이다. 옛스러움이 느껴지는 골목과 그와 어울리는 식당. 훌륭한 분위기다. '찾는건 확실히 쉽지 않겠군.'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식당이라기 보단 일반 가정집같은 분위기. 가게 밖, 가게 안 모두 그런 분위기다. 벽면에는 누런 늙은 호박이 층층이 쌓여있고, 초등학교때나 봤을법한 파란 공중전화기도 계산대위에 놓여있다. 천장의 멋스러운 서까래는 덤. 옛날 외할머니집같은 정겨움이 느껴진다.




육개장 두그릇과 호박전 하나. 샛노란 호박전은 먹기전부터 눈을 즐겁게 한다. 전은 바삭한 가장자리가 백미 아니겠는가? 바로 한입! 늙은 호박의 은은한 단맛이 먼저, 끝으로 심심한 호박향이 스윽 느껴진다. 건강한 맛이다. 부담없이 묘하게 자꾸 젓가락이 간다. 호박전이 바닥을 보이기까지 그리 오랜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무심한듯 큼직하게 썬 대파가 가득하고, 밥알인지 착각할 정도로 마늘이 듬뿍. 육개장의 새빨간 비쥬얼은 호박전과는 180도 다른 느낌의 "자극적" 그자체일것만 같았다.


강렬한 첫인상과는 달리 전혀 자극적이지 않은 맛! 짜지 않으면서 살짝 매운것이 뒤로 갈수록 파와 마늘의 단 맛이 올라온다. 푹 끓여 진득한 느낌. 호박전과 마찬가지로 건강한 맛이다. 그동안 먹어왔던 비교적 자극적인 육개장과는 확연히 다르다. 나도 와이프도 그렇게 느꼈다. 그래서 맛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꺼 같은 느낌이 든다. 난 완전 호(好)는 아니고, 중(中)호(好)정도. 몇번 더 먹으면 완전한 호로 바뀔지도.



수요미식회에서는 고기가 너무 풀어져 덩어리를 찾아보기 힐들다 했었는데 내가 운이 좋은건지 꽤나 많은 고기가 보인다. 한숟갈, 두숟갈 부담없이 퍼먹다 보니 금방 다 먹었다.






근대골목이라는 꽤나 독특한 구경거리와 그 속의 정겨운 식당. 그와 어울리는 맛까지. 대구라는 곳이 은근 특색있는 곳이구나 싶다. 그렇게 와이프와 진골목을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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