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겪은 해프닝 : 시티은행(CITI Bank) 체크카드를 ATM기가 먹었다고!!

# 융캉제 스무시 망고빙수


1년만에 찾은 융캉제는 역시나 그대로였다. 사람은 많았고, 먹을거리 볼거리도 많았다. 이번 가족여행의 첫번째 관광지이자 식사장소였던 이곳. 최악의 여행 추억으로 기억될뻔했다. 사실 여행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와이프는 개인적인 약속으로 오후 비행기를 타고 와야했기 때문에 나머지 가족(엄마, 누나, 매형, 나, 조카)만 아침 비행기를 타고 먼저 대만에 도착했다. 자유여행이었고 한 번 와 봤던 경험이 있는 나였기에 흡사 가이드처럼 가족들을 이끌고 돌아 다녀야했다. 호텔까지는 일사천리로 별 문제없이 잘 도착했다.


첫번째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는데 Deposit 결재를 위해 신용카드를 줬는데 이게 사용이 안됐다. 쓸데없는 짐을 줄이고자 지갑을 챙기지 않은게 화근이었다.(지금 생각해보면 카드 그거 얼마나 무겁다고 딱 하나만 챙겼는지...) 혹시나 몰라 가지고 왔던 현대카드 한 장이랑 여행에서 사용할 현금을 찾기위한 CITI은행 체크카드 한 장이 전부였다. 한국에 와서 알아보니 당시 현대카드가 한도초과에 걸렸었다고...700만원 한도였는데 이걸로 가족들 항공티켓, 호텔비 다 긁었으니...다행히 매형 신용카드로 잘 결재했다.


두번째 문제가 바로 융캉제에서 일어났다. 호텔에서 짐을 풀고, 점심식사를 위해 택시를 타고 융캉제로 향했다. 점심식사는 융캉제 카오지. 딘타이펑에 갈까 했지만 안봐도 뻔하게 사람들로 붐빌꺼 같아 일찌감치 카오지로 장소를 정했다. 나머지 가족들보고 먼저 카오지 가서 주문해 놓으라고 하고 난 근처 시티은행에서 여행 중에 사용할 현금을 뽑고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시티은행 ATM기에서 카드를 넣고 현금을 찾을려고 했지만 이게 안된다. 와이프 명의로 된 카드였는데 내가 비밀번호를 착각해서 3회이상 틀려버린 것이다. 제대로 된 비밀번호를 알아도 이미 카드사용이 막혀버린 상황;;; 시티카드로 돈을 찾을꺼라고 30만원밖에 환전을 안해왔었는데...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아직 한국에 있는 와이프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와이프가 시티은행에 전화해 다행스럽게도 막힌 카드를 풀었다. 그리고 막힌 카드를 풀었다고 다시 시티은행가서 뽑아보라고 카톡이 왔을 때 나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해 있었다. 와이프가 한국에서 해결책을 찾는 동안 내가 다른 은행 ATM기에서 돈을 찾아볼꺼라고 카드를 넣은게 화근이었다. 처음에는 착착 진행이되길래 드디어 돈을 찾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영수증만 나오고 카드가 나오지 않는다. ATM기가 카드를 먹은것이다. 이게 말이나 될 법한 상황이란 말인가..여긴 대만. 환전해온 돈은 고작 30만원...등에 땀이 삐질삐질 나기 시작했다. 무자정 밖으로 나가 젊은 대만 청년을 붙잡고 도움을 요청했다. 대만 사람들은 다 영어를 보통 이상으로 하는줄 알았는데 이놈은 예외였다. ATM기 옆 비상통화 수화기를 내 귀에 대준채 OK, OK이를 연발하며 밖으로 도망치듯 나갔다.(그날이 토요일이어서 은행은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다.) 전화는 나도 받을 수 있다구 단지 중국말을 못할 뿐이지...다시 밖으로 나가 이번에는 아줌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이분은 적극적으로 날 도와줬다. 지금 나의 이 말도안되는 상황을 전화를 통해 중국말로 전달을 해줬고, 나보고 영어로 말해보라고 수화기를 전달해 줬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해결책들...그것도 영어로. 대략 한국 시티은행쪽에 연락을 하고 그쪽에서 이쪽 은행으로 다시 요청을 하면 이곳 은행의 기사를 보내 ATM기에서 나의 소중한 시티은행 카드를 빼준다는 대략 이런 내용들...우선 와이프도 이제 대만행 비행기를 탔고, 나도 로밍이 아니라 현지 데이터유심을 끼운터라 한국에 전화하고 자시고 하기가 상당히 애매했다. 돈 찾고 식당으로 가기로 했는데 벌써 1시간가량을 지체했으니 식당에 있는 가족들도 걱정할꺼 같기도 해서 우선 식당으로 다시 향했다. 역시나 식당의 가족들도 아수라장..ㅋㅋ 돈 찾고 온다는 놈이 1시간째 오도가도 안하고 있으니.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모양이었다. 나도 식당에 가서 먹는둥 마는둥 식사를 마치고 상황을 가족들에게 애기했다.



우선 누나가 가지고온 한국돈이 좀 있어서 이걸로 사설환전소에 가서 환전해서 쓰기로 하고 소고백화점 지하에 있는 환전소를 검색해 그곳으로 갔다. 이제 돈을 찾을 수 있구나 했는데 왠걸 한국돈은 취급을 안한단다. 젠장;;; 할 수 없이 우선 호텔로 돌아가서 재정비를 하기로 했다. 마지막 방법은 매형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는것. 중국출장갔을때 몇번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아본 터라 될꺼 같긴 했지만 ATM기가 또 카드를 처먹어버릴까봐...괜한 걱정에 사로잡혀 있었다. 호텔 프론트에서 근처 ATM기 위치를 확인하고, 매형이랑 돈을 찾으러 갔다. 다행히 카드도 무사히 회수하고(?) 돈도 찾을 수 있었다. ATM기에서 돈을 받아들고 매형이랑 하이파이브를 했다. 드디어 이 말도안되는 상황을 타개한 것이다. 돈 뭉치를 들고 호텔로 돌아가 기쁜소식을 가족들에게 알렸다. 정말 최악의 여행이 될뻔했는데 다행히 잘 해결했다. 잊지못할 추억이 또 하나 생겼다. 그리고, 앞으론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서 꼭 여분의 신용카드는 가지고 가야겠다는 교훈도 얻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