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페이 근교여행, 핑시선의 끝, 징통을 가다


글·사진 | 미뇩사마

[타이페이 근교 기차여행, 징통을 가다]


 ‘7번째인가? 8번째인가?’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자주 왔던 대만을 다시 찾았다. 개인적인 여행지 중에서 단연 1위의 재방문 국가지만 매번 올 때마다 설레고 기분 좋은 곳이 바로 대만이다.(앞선 수많은 대만 포스팅에서도 언급을 했을 테지만, 나의 첫 해외 배낭여행지였던 대만의 좋았던 아니 아름다웠던 기억이 아직도 나를 대만으로 이끌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오늘 이야기할 징통(菁桐)은 소원이 빼곡히 적힌 대나무가 곳곳에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조그만 마을이자 핑시선의 종착지이다.(허우통, 스펀과 같은 핑시선을 끼고 있는 여느 다른 마을들과 비슷한 느낌을 주긴 하지만 그중 가장 작고 조용한 마을임에는 틀림없다.)


징통역[Jingtong Station]



[징통역 위치]


 지하철이 아닌 열차를 타고 가야 하지만 이지카드로 이동이 가능하니 어렵진 않다.(정확하진 않지만 18년 3월에 갔을 때는 이지카드 사용이 안 돼서 열차 티켓을 따로 구매했었던 거 같은데…)


 날씨는 그리 좋지 않았다. 낮게 깔린 먹구름이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듯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것만큼은 참아줬다. 오히려 해를 가려줘 많이 덥지 않았고(정신승리_1), 조용한 산골마을의 한적한 기차역과 나름 잘 어울리는 날씨이기도 했다.(정신승리_2) 종착역이라 열차는 잊을만하면 한대씩 들어왔다 다시 나갔다를 반복했다.



[징통 셀피 with Gopro]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작은 마을이었지만 곳곳에 예쁜 사진을 찍을만한 포인트들이 많았다. 한국에서도 인기 있었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촬영지이기도 해서 영화를 재미있게 봤던 사람들이라면 영화 속 장면을 따라 찍어보는 것도 좋을 듯. 우리 역시 열심히 셔터를 눌러봤지만 결과물은 많이 달랐다.



대나무[대나무에 소원을 적어보자]


천등[천등]


 그밖에 천등도 날릴 수 있었고, 대나무에 소원을 적어 매달 수도 있었다. 스펀은 천등, 징통은 대나무 뭐 이런 느낌인데, 스펀은 사람이 워낙 많으니 우린 이곳에서 천등을 날렸다.(사실 예전 가족여행으로 왔을 때 스펀에서는 이미 천등을 한 번 날려봤다.)





[소시지, 생마늘 그리고 맥주]


 사진을 찍고 난 뒤 간단히 허기를 채우기 위해 길거리에서 파는 소시지를 몇 개 샀다. 초벌 한 소시지를 숯불에서 한 번 더 구워 내줬는데 가위로 툭툭 무심히 칼집을 낸 소시지 사이로 숯불 향이 배어들어 그 맛이 일품이었다. 살짝 달달함이 감도는 소시지는 그냥 먹어도 맛있었지만 옆에 놓인 생마늘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은 배가 됐다.(마늘 껍질을 까야 하는 수고로움은 분명 있지만 그걸 상쇄하고도 남으니 꼭 같이 드셔보시길…) 마늘의 알싸함이 소시지의 느끼한 맛을 잡아줘 이건 뭐 몇 개라도 먹을 수 있겠더라. 여기에 시원한 맥주까지 더하니 부러울 게 없었다. 하지만 다 먹고 난 뒤 밀려오는 입 냄새는 어쩔 수 없었다. 소시지 2개 반과 맥주 2캔, 생마늘 3쪽을 뿌시고, 알딸딸한 기분으로 열차에 올랐다. 열차 안 사람은 가득이었고 난 이 모두를 위해 입을 굳게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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