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 명소] 나미비아 나미브사막 듄45에서의 끝내주는 일출



글·사진 | 미뇩사마·기므네



허벅지로 차가운 한기가 훅 들어왔다. 내려진 침낭 지퍼 사이로 들어온 나미비아 새벽 공기였다. 추워서 깬 건지 코까지 끌어올린 아웃도어 넥밴드 때문에 답답해서 깬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평소보다 조금 이른 기상시간에 잘 맞춰 일어났다. 기상 시각 새벽 4시 10분.


오늘은 나미브 사막의 모래언덕 「듄 45(Dune 45)」에서 일출을 보는 날이다. 그래서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 캠프 사이트의 텐트는 그대로 둔 채 물이랑 카메라 챙겨 트럭에 올라탔다. 맨날 늦던 이탈리아 지각생들도 오늘만큼은 제시간에 준비를 마쳤다. 모두가 준비를 끝내고 트럭에 올라탄 시각 새벽 4시 30분.





현재 시각 새벽 4시 45분. 어제 가이드인 레이몬드 말에 의하면 지금 캠프 사이트 게이트가 열려야 정상이다. 관리자가 늦잠을 자고 있는 건지 게이트는 단단히 잠겨있었다. 새벽 5시, 우리 트럭 뒤로 많은 차들이 길게 줄지어 섰다.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는지 버지니아(이탈리아)와 호아킨(아르헨티나)은 트럭에서 내려 주변 건물 문을 두드렸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관리자를 깨우기 위해. 투덜투덜 짜증을 내며.


새벽 5시 10분. 게이트가 열리고 우린 듄45를 향해 내달렸다.



+ 붉은 모래언덕 「듄45(Dune45)


+ 「듄45」를 오르는 사람들



다행히 늦지 않게 듄45에 도착했다. 저 멀리 푸른빛의 여명(黎明)이 올라오고 있었다. 괜히 마음이 급해졌다. 이미 모래언덕을 오르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우리도 서둘러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바람에 가볍게 날릴 정도의 고운 붉은 모래였다.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발이 조금씩 빠졌다. - 그나마 다져진 - 앞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천천히 언덕을 올랐다. 올라갈수록 바람이 거세졌다.



■ 듄45


- 나우클루프트(Naukluft) 국립공원 입구에서 4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표고 159m의 모래 언덕.


■ 나미브 사막의 모래가 붉은 이유?


- 모래 속에 포함된 금속 성분이 강렬한 태양에 산화되어 붉은색을 띔.







하나둘씩 자리를 잡고 앉았다. 우리도 꼭대기 비슷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구름 한 점없는 깨끗한 하늘이었다. 희미하게 물들었던 하늘이 점점 진한 붉은색으로 변해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저 멀리 지평선 너머로 강렬한 태양이 고개를 내밀었다. 두말할 것도 없는 장관이었다.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에 와서 일출을 보고 있다니.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미브 사막, 듄 45에서 말이다. 지금 이 상황 자체가 비현실적이었고, 감동이었다. 사막의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조용히 올라오는 해를 지켜봤다.








해가 뜨고 날이 밝자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붉은 모래언덕의 능선은 뱀처럼 구불구불했고, 언덕 뒤로 선명하게 그늘진 그림자는 사막의 모래언덕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고운 붉은색의 모래는 발 디딜 때마다 물처럼 아래로 흘러내렸다. 빛과 그림자가 더해진 나미브 사막의 수많은 모래언덕들은 쉼 없이 출렁이며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사막의 모습이었고, 내가 생각했던 사막의 모습이기도 했다.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신나게 사진을 찍었다. 정말 멋진 순간이었다. 구경을 끝냈으니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 올라오는 건 힘들었지만 내려가는 건 식은 죽 먹기다.








뒤돌아 보지 않고」 뛰어내려가면 1분도 채 걸리지 않을 거리. 하지만 뒤돌아 보는 순간 넋 놓고 바라보거나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는 풍경이 덮쳐온다.













붉은색의 모래언덕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는 파란 하늘. 누군가 그려놓은 듯한 선명한 경계선 위로 커다랗게 떠있는 달. 날카로운 능선을 걷는 여행자들. 이 모든 게 합쳐져 신기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감탄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는 장면이었다.









모래언덕을 내려와 트럭이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가이드 레이몬드는 우리가 일출을 구경하는 동안 아침을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로 나미비아 트럭킹 9일차. 익숙한 솜씨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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