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에도 없던 볼리비아 라파스 여행, 산 프란시스코 성당과 마녀 시장을 둘러보다

볼리비아 라파스 마녀시장 썸네일



글·사진 | 미뇩사마

[Bolivia La Paz The Witches' Market]



 원래 계획대로라면 우린 볼리비아 우유니에 이미 도착하고도 남았어야 했다. 페루 쿠스코에서 출발하는 페루비안 항공기의 결항으로 우린 버스를 타고 볼리비아 라파스로 넘어왔다. 꼬박 16시간이 걸렸다. 오후 2시 볼리비아 라파스에 도착했다. 일단 환전을 좀 해야 했다. 볼리비아 돈이 있어야 우유니행 티켓을 살 수 있으니깐. 쿠스코 공항에서 결항된 비행기가 맺어준(?) 동행 분과(아버지와 아들 배낭여행자) 함께 터미널 밖 환전소를 찾아 나섰다. 그뤠이스와 동행 분 아버지는 터미널에서 짐을 지키기로 했다.





 큰 길 쪽으로 나와 살펴봤지만 환전소가 보이지 않았다. 젊은 볼리비아 학생들에게 물어물어 내려가다 보니 의도치 않게 산 프란시스코 성당(Church of San Francisco)에 도착했다. 성당 앞 광장에는 무슨 행사를 하는지 사람들로 북적였다. 볼리비아 라파스 치안은 안 좋기로 유명하기에 난 목에 건 카메라를 겉옷 안쪽으로 넣고 지퍼를 올렸다. 휴대폰도 지퍼가 달린 주머니에 넣고 잠갔다. 두리번거리며 걷다 달러 표시가 그려져 있는 작은 환전소를 하나 찾았다. 길 옆 나무판자로 만든 흡사 한국의 구두닦이 가게처럼 사람 한 명 겨우 들어가는 크기의 환전소였다. 우선 급전이 필요했기에 환율 같은 건 따지지 않고 당장 쓸 돈만 우선 환전했다. 젊은 여자는 남자 무릎 위에 걸터앉아 서랍에서 고무줄로 튕겨진 뭉칫돈 중 일부를 빼 우리 손에 쥐여줬다.



+ 산 프란시스코 성당 위치



라파스 버스 터미널 10번 티켓 부스+ 우유니행 버스 티켓을 구입했던 10번 부스


천장이 높은 라파스 버스 터미널 내부 모습


현지인과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라파스 버스 터미널+ 볼리비아 라파스 버스 터미널



 환전을 끝내고 다시 버스 터미널로 돌아왔다. 터미널에 늘어선 수많은 티켓 부스들 중 급하게 블로그를 검색해 알아낸 곳에서 저녁 8시 반에 출발하는  우유니행 버스 티켓을 샀다.(10번 티켓 부스) 버스 시간이 많이 남아 주변을 구경하기로 했다. 배낭은 버스 티켓을 샀던 부스에 맡기고, 카메라 가방은 돈을 내고 수화물 보관소에 맡겼다. 소매치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짐을 줄였다. 아까 갔던 산 프란시스코 성당 근처에 유명한 마녀 시장이 있다고 해서 우선 그쪽으로 이동했다.



+ 볼리비아 라파스 버스터미널 위치



라파스 길거리 음식, 햄버거 만드는 모습


햄버거 패티를 굽고 있는 길거리 요리사


철판위에서 지글지글 볶아지고 있는 양파와 소시지들



 이동하는 길에 만난 길거리 햄버거 가게. 지글지글 철판에 구워지는 양파와 고기, 소시지가 먹음직스럽게 보여 2개를 주문했다. 가격은 개당 5볼(한화로 약 850원). 맛은 어땠냐고? 음. 생각했던 맛이 아니었다. 많이 짰다. 배가 고파 꾸역꾸역 먹긴 했지만 맛이 없던 녀석이라 사진 한 장 찍어놓지 않았다.



산프란시스코 광장 앞 버스를 타려는 현지인들


파란 하늘과 산프란시스코 성당의 모습+ 산 프란시스코 성당


광장 계단에 앉아있는 볼리비아 사람들


대형 삼성 광고간판이 눈에띄는 산 프란시스코 광장


광장을 가득메운 사람들과 복잡한 도로 풍경


언덕 위 작은 집들


횡단보도를 건너는 라파스 사람들


엄마 무릎에 앉아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웃고있는 아이들



 다시 도착한 산 프란시스코 광장.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다. 해발 고도가 높아 그런지 파란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졌다. 차들이 내뿜는 시커먼 매연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맑고 푸른 하늘이었다.



페루 쿠스코, 볼리비아 라파스 차들이 유독 매연이 심한 이유는 뭘까?


  • 자동차가 굴러가기 위해서는 엔진에서 연료(휘발유, 경유)를 태워 힘을 얻어야 한다. 연료를 연소 시킬 때 산소가 필요한데 위 두 도시는 해발고도가 3000m 이상의 고산에 위치해 있다 보니 공기 중 산소 함유량이 낮아 불완전 연소가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유독 시커먼 매연이 많이 발생한다. 👈 여행 중 오며 가며 주워들은 이야기다. 공대생인 내가 들어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 밖에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 낮은 연료 품질도 매연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아닐까? 내 멋대로 생각해 봤다.





 한국에서는 사람 많고 복잡한 곳은 딱 질색인데 외국에서는 또 그렇지 않다. 사람이 많아야 사람 구경할 맛이 나니깐. 화려한 색감의 커다란 치마와 모자를 쓴 인디오들과 뭐가 그리 좋은지 해맑게 웃는 볼리비아 아이들, 다소 무섭게 입을 꽉 다문 무표정한 볼리비아 아저씨들의 모습이 눈과 카메라에 들어왔다.



좁은 골목을 지나는 화려한 현지 버스


마녀시장 가는 길


알록달록 기념품들이 늘어선 마녀시장의 모습


낮은 건물 틈사이로 눈 부시게 파란 하늘의 모습


화려한 현수막이 걸린 라파스 골목 풍경


마녀시장 골목


상점들이 늘어선 마녀시장 풍경


기념품 가게들이 늘어선 거리


벽면의 그림이 인상적인 라파스 골목길


화려하게 개조한 현지 버스


변면의 그림이 힙한 느낌을 주는 라파스 계단길



 산 프란시스코 광장 뒤편 좁은 골목과 마녀 시장을 걸었다. 허연 뼈다귀와 박제된 동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가게들도 눈에 띄었지만 "마녀 시장"이라는 이름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었다. 뭔가 더 으스스하고, 엽기적인 게 많을 줄 알았는데 그냥 마그네틱 팔고, 라마 인형 파는 흔한 시장이었다. 기대했던 거와는 살짝 다른 느낌의 "마녀 시장"이었지만 좁은 골목 양쪽으로 늘어선 가게들의 알록달록한 모습이 꽤나 사진 찍기 좋은 이쁜 느낌이기도 했다.





 우린 마녀 시장에서 양말 두 켤레와 손가락이 없는 장갑 두 개를 샀다.(가격은 총 65볼, 한화료 약 10,500원) 우유니 소금사막 새벽 투어 때 엄청 춥다고 해서 구입한 것들이었다. 가격 대비 엄청 허접한 품질이긴 하지만 나머지 여행 기간 동안 꽤나 유용하게 사용했다.



+ 라파스 마녀 시장 위치



프로스트 맥주


바삭한 나초


생소한 멕시코 음식


볼리비아 라파스 버스 터미널 야경


별이 빛나는 듯한 언덕의 반짝이는 불빛



 저녁은 근처 멕시코 식당에서 해결했다. 어디가 맛있는지 몰라 분위기 보고 무작정 들어간 곳이었다. 맛있어 보이는 걸로 주문했는데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맥주, 음식 2개 해서 총 116볼 나왔다. 한화로 약 19,000원) 맥주도 한잔하며 동행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터미널로 돌아왔다. 터미널 주변 언덕에는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쿠스코에서도 봤던 그 풍경. 별처럼 반짝이는 언덕의 집들이 너무 아름다웠다. 떠난 지 얼마 됐다고 괜스레 쿠스코가 그리워졌다. 터미널(Terminal De Buses Lapaz) 샤워장에서 깔끔하게 샤워를 마치고 기분 좋게 우유니행 버스에 올랐다.(샤워비 인당 12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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