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경험, 나미비아 케이프 크로스 물개 보호구역(Cape Cross Seal Reserve)을 가다!

나미비아 케이프 크로스 물개보호구역 썸네일



글·사진 | 미뇩사마·그뤠이스



 나미비아 트럭킹 6일째. 우리가 탄 트럭은 미친 듯이 덜덜거리고 있었다.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비포장도로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끊임없는 요철이 만들어져 있었다. 우린 1시간이 넘게 그 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렇게 달려도 되는 거야?' '이러다 나사 하나 빠지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차는 심하게 덜덜거렸다. 충전하기 위해 아이스박스 위에 올려둔 휴대폰과 외장 배터리는 덜덜거리는 차 안에서 얼마 버티지 못했다. 사방으로 튀어 오르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본인의 스마트폰이 바닥에 나뒹굴어도 별 대수롭지 않은 듯 슥 옷에 한 번 문질러 닦고 다시 충전용 케이블을 꽂아 아이스박스 위에 올려놓았다.(그들의 쿨함에 박수를...👏) 하지만 이내 스마트폰은 다시 하늘을 날아 바닥에 떨어졌다.



나미비아 케이프 크로스 가는 길


나미비아 케이프 크로스 주변 십자가 모습


케이프 크로스 해안가 주차된 트럭 모습



 황량한 민둥산을 넘어 서쪽 해안지대로 넘어왔다. 요철 가득한 비포장도로는 어느새 회색의 소금과 모래 도로로 바뀌어 있었다. 좌측으로 모래사장과 바다가 보였다. 낮게 깔린 먹구름이 바다를 뒤덮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만 같은 우중충한 날씨였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닷바람이 제법 쌀쌀했다. 몇 시간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날씨였다. 트럭 창문을 닫았다. 사람들은 하나둘 겉옷을 챙겨 입었다. 모두가 갑자기 달라진 날씨에 대응을 마칠 무렵, 트럭은 세계 최대 물개 서식지 중 하나인 케이프 크로스 물개 보호구역(Cape Cross Seal Reserve)에 도착했다.



+ 케이프 크로스 물개 보호구역(Cape Cross Seal Reserve) 위치



케이프 크로스 물개보호구역(Cape Cross Seal Reserve)


 나미비아 북서부 대서양 해안에는 매년 케이프 물개 약 10만 마리가 번식하려고 모이는 해변이 있다. 그 수는 전 세계 케이프 물개의 5분의 1에 달한다. 10월 중순이면 수컷이 먼저 도착하기 시작한다. (이하 생략)


 1485년에 포르투갈의 선장이자 항해가인 디에고카오가 이곳에 도착했다. 아프리카 남쪽으로 이렇게 멀리 온 유럽인은 그가 처음이었다. 그는 세라파르다라고 하는 근처 노두(露頭)에 묻혔다. 당시 그의 상륙을 기념하려고 곶에 비석을 세웠는데 안타깝게도 19세기에 도둑맞고 말았다. 지금 있는 비석은 1974년에 다시 세운 복제품이다.

-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케이프 크로스에서 잠자는 물개와 셀카찍는 나


해안가에서 잠자는 물개들의 모습


모래사장에서 무리지어 잠자는 물개들의 모습


해안가에 있는 수십만 마리의 물개들의 모습


깨어있는 새끼 물개와 낮잠자는 어른 물개들


다리로 목덜미를 긁는 새끼 물개의 모습


잠자고 있는 물개의 모습



 트럭에서 내리기 전 가이드 레이몬드는 -웃으며- 물개가 있는 바닷가 쪽에는 암모니아 냄새가 심할 거라고 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트럭에서 내렸는데 와씨 이건 장난이 아니었다. 얼굴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실린 암모니아 냄새가 코로 쭉 빨려 들어왔다. 순간 기침이 났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순간 정말 구토가 나올뻔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맡아본 가장 심한 냄새였다. 짧게 짧게 호흡을 끊어 하면서 목 끝까지 차오른 내용물을 다시 안으로 밀어 넣었다.





 바로 코앞에서 엎드려 자고 있는 물개들이 눈에 들어온 건 이 냄새에 조금 아주 조금 적응을 한 뒤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지천에 물개들이었다. 모두 한자리씩 차지하고 낮잠을 자고 있었다. 이렇게 가까이서 야생 물개를 보다니 너무 신기했다.





케이프 크로스에 설치된 나무 탐방로의 모습


새끼 물개의 호기심어린 눈길


휴게실까지 차지한 물개들의 모습


바위와 구분이 가지않는 해안가 물개들의 모습


탐방로 바로 밑 카메라를 호기심있게 쳐다보는 새끼 물개



 철썩이는 파도소리와 컹컹대는 물개 울음소리가 귓가에 맴돌았고, 숨을 쉴 때마다 농도 짙은 역한 암모니아 냄새가 코로 빨려 들어왔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크게 문제 되진 않았다.(와이프에게는 큰 문제였으며 일찌감치 깊숙한 곳까지의 구경은 포기했다. 보호구역 입구에서 바람을 등지고 카메라로 줌을 당겨가며 구경에 열중했다.) 오히려 이 모든게 신기하고, 신선했다. 엄청난 수의 물개들이 해안가를 가득 메우고 있었고, 걷고 있는 탐방로 옆으로 새끼 물개가 컹컹거리며 쫓아왔다. 신기하고 신선하지 않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뒤엉켜 잠을 자고 있는 물개들의 모습


젖을 먹고 있는 새끼 물개의 모습


해안가를 가득 메운 물개들의 모습


코앞에서 바라 본 물개들의 모습



 물개만큼이나 지천에 널린 배설물들. 그리고 새끼 물개의 사체들. 지금 맡고 있는 독한 암모니아 냄새의 원인들이었다. 바람이 찬 겨울에도 이 정도인데 여름에는 어떨지 고개가 저절로 가로 저어졌다. 어느 물개 한 마리가 밟고 지나간 듯 절반이 잘린 시커먼 배설물 단면이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노란색이어도 괜찮은 건가 싶을 정도의 노란색이었다. 그 강렬한 색깔과 이 지독한 냄새가 딱 맞아떨어졌다. '그래 이 정도 냄새가 날려면 저 정도 색깔은 나와줘야지.'하는 뭔가 요상한 퍼즐이 맞춰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충분한(?) 물개 구경을 끝내고 트럭으로 돌아와 아침에 도시락으로 싸온 샌드위치를 먹었다. 샌드위치를 먹기 적절한 타이밍은 아니었지만 다들 먹는데 큰 무리는 없어 보였다. 이탈리아 아저씨 파올로만 빼고 말이다. 「내 코가 이상해진 거야? 내 샌드위치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나!!!」 파올로의 말에 다들 깔깔대며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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