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비아 나미브 사막] 모든게 죽어 있는 곳, 데드 블레이(Dead Vlei)

데드 블레이 썸네일



글·사진 | 미뇩사마·그뤠이스



 듄 45(Dune 45)에서의 일출은 실로 엄청났다. 그 광경도 광경이지만 내가 아프리카라는 대륙의 나미비아라는 나라, 거기다 가장 아름다운 사막이라고 불리는 나미브 사막 모래 언덕에서 지금 이 시간에 해가 뜨고 있는 걸 보고 있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이었고, 꿈만 같았다.(너무 이른 시간에 일어난 부작용으로 비몽사몽이었을 수도 있다.) 그 순간의 감정이 지금의 풍경을 더 황홀하게 만들고 있었다.


 일출을 보고, 모래 언덕을 내려와 아침을 먹었다. 우린 다시 트럭을 타고 소서스 블레이(Sossusvlei)를 가로질러 주차장이 있는 트래킹 시작점으로 향했다.



듄 45에서 데드 블레이까지 이동 경로+ 듄 45에서 데드 블레이까지 이동 경로


데드 블레이로의 트래킹 시작 포인트, 주차장 풍경


나미브 사막의 모습


나미브 사막의 붉은 모래 언덕


나미브 사막의 붉은 모래 언덕과 작은 식물들


나미브 사막의 붉은 모래 언덕


트래킹하는 트럭킹 멤버들의 모습



 데드 블레이(Dead Vlei)까지 4km가 넘는 코스였다.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가려줄 구름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어젯밤 가이드 레이몬드는 우리를 모아놓고 말했다. 매우 더울 것이고, 꽤 오래 걸어야 한다고. 그러니 출발할 때 일 인당 1.5리터 물 한 병씩을 꼭 챙기라고. 오늘 와서 보니 빈말이 아니었다. 우린 베테랑 가이드 레이몬드를 따라 트래킹을 시작했다.



+ 데드 블레이(Dead Vlei) 위치



나미브 사막의 야생동물 발자국


그림자 진 모래 언덕의 날카로운 능선의 모습


바람에 물결치는 모래 표면


사막의 붉은 모래 언덕의 모습


물결치는 모래와 파란 하늘


구부러진 모래 언덕의 능선


트래킹 도중 사막에 대해 설명하는 가이드 레이몬드


모래에 새긴 와이프와 나의 이름


나미브 사막의 아름다운 모습


하얗게 말라버린 사막의 바닥


모래에 핀 작은 생명, 작은 식물



 어찌 보면 걷기 어려운 환경일 수 있겠으나 발걸음은 너무나 가벼웠다. 주변의 풍경이 너무 아름답고, 이색적이어서 힘들다는 감각이 상대적으로 무뎌졌는지도 모르겠다. 칼날같이 날카롭게 잘린 모래 언덕의 구부러진 능선은 언제 봐도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하얗게 갈라진 곳은 우기 때 물이 흘렀던 곳이에요. 진흙이 말라 이렇게 된 거죠.」


 이 발자국은 어떤 동물의 발자국인지, 흔들면 소리가 나는 이 씨앗은 어떤 나무의 씨앗인지? 가이드 레이몬드는 트래킹 중간중간 우리들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는 열정적이었고, 즐거워 보였다. 레이몬드와 투어에 대해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 가이드 이 일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너무나도 만족하고 있었고, 가이드를 하고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여러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고, 똑같은 길을 가지만 매번 다른 에피소드를 겪는 이 일이 자긴 너무 좋다고 했다. 대답을 끝낸 레이몬드는 나에게 물었다. 「너는 어때?」라고. 내 대답은 안타깝게도 「No.」였다.





모래 언덕 위에서 바라 본 주변 풍경


높은 모래 언덕


트래킹 하는 멤버들의 뒷모습


나미브 사막의 모습


하얗게 말라버린 사막을 가로지르는 멤버들


하얗게 말라버린 사막의 바닥에 새겨진 바퀴자국


하얗게 갈라진 사막의 바닥


데드 블레이로 향하는 멤버들의 뒷모습



 트래킹 중간 지점, 모래 언덕 하나를 올랐다. 언덕 반대편은 50m는 족히 넘을 급경사였다. 난 신발은 물론 양발까지 모두 벗었다. 신발에 들어간 고운 모래 알갱이를 털어내는 건 여간 귀찮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듄 45를 오르내리며 몸소 체득했기 때문이다.





 발가락 사이사이로 모래가 스며들었다. 한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발이 숙숙 빠졌다. 바삭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받은 언덕 표면의 모래를 뚫고 들어가면 차갑게 식은 모래가 발바닥을 간지럽혔다. 언덕을 내려와 건기에 하얗게 말라버린 진흙밭을 가로질러 걸었다.



붉은 모래 언덕을 오르는 멤버들의 뒷모습


데드 블레이 왼쪽 모래 언덕


모래 언덕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멤버들


모래 언덕 위에서 바라 본 주변 풍경


모래 언덕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와이프


사막 모래 도마뱀


모래 언덕에서 내려다 본 데드 블레이의 모습



 벗은 신발을 한 손에 들고 데드 블레이(Dead Vlei)로 향하는 마지막 모래 언덕을 씩씩하게 오르는 와이프의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하루에 4~5시간은 기본으로 트럭을 타야 하고, 매일 밤 춥고, 건조한 텐트 안에서 잠을 자야 하는 쉽지 않은 여행이었다. 멀미가 심하고, 캠핑은 난생처음인 와이프였는데 별 탈 없이 씩씩하고 즐겁게 여행해주고 있어 대단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정말이지 함께여서 더 멋진 나미비아였다.





 마지막 언덕을 오르자 발아래 새하얀 데드 블레이가 펼쳐졌다. 듬성듬성 말라버린 고사목들이 이곳이 물이 있던 호수였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언덕에 앉아 데드 블레이를 바라보며 땀을 식혔다. 살아있는 거라곤 하나도 없을 거 같은 모든게 말라버린 이곳에도 쌩쌩하게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가 있었다. 바로 도마뱀이었다. 어찌나 빠르게 모래 속을 파고들던지, 모습을 보이고 사라지는 것 모두 순식간이었다.



고프로로 촬영한 데드 블레이 셀카


언덕을 내려와 올려다 본 모래 언덕의 모습


파노라마로 촬영한 데드 블레이 모습


데드 블레이의 고사목


데드 블레이의 600~700년 된 고사목


데드 블레이의 이색적인 풍경


검게 변한 데드 블레이의 고사목


데드 블레이의 풍경


데드 블레이 입구에서 바라 본 모습


데드 블레이 입구에서 바라 본 모습



 하얗게 말라버린 진흙 바닥과 그 위의 고사목(枯死木), 주변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붉은 모래 언덕, 그리고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이 모든 게 합쳐져 굉장히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냈다. 제대로 말라죽어버린 풍경 뒤로 붉은 모래 언덕과 새파란 하늘은 그 무엇보다 생생하게 생기를 뿜어내는 것만 같았다.


 내가 이곳까지 걸어오면서 느낀 사막은 더없이 건조하고 삭막한, 움 트는 생명보단 버티고 버티다 꺾여버린 생명의 느낌이었다. 그때 본 사막과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사막은 다르지 않았다. 아니 똑같았다. 같은 사막을 보고 있지만 왜 난 정반대의 느낌을 받고 있는 거지. 완벽하게 죽어있는 공간, 움 트는 생명이 없이 지낸지 수십, 수백 년은 됐을법한 데드 블레이(Dead Vlei)라는 이 공간에 서 있으니 상대적으로 주변의 사막, 붉은 모래 언덕에서 생기를 느끼고 있는건 아닐까?





 사진을 찍으며 데드 블레이 안쪽까지 천천히 걸었다. 이곳까지 오는 여정 또한 멋지고 아름다웠지만 목적지인 이곳은 더 대단했다. 돌아갈 때는 공원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셔틀 지프)를 타고 트럭이 있는 곳까지 이동했다.





■ 데드 블레이(Dead Vlei)


 죽은 습지라 불리는 곳, 데드 블레이(Dead Vlei). 주변의 모래 언덕은 이곳으로 들어오는 강을 막고, 변화된 기후는 이곳에 가뭄을 강타했다. 지금은 600~700년 전에 죽은 고사목(枯死木)들 만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 위키피디아 참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