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10일일, 인도 여행] 갠지스 강을 따라, 가트를 걷다.

갠지스강을 따라 가트를 걷다 썸네일



글·사진 | 미뇩사마



 인도 바라나시의 볼거리는 갠지스 강변 가트에서 시작해 가트에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갠지스 강을 따라 길게 늘어선 건물(옛 궁전)과 그 아래 가트를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색적인 풍경과 마주할 수 있었다. 사람과 동물, 오토바이가 뒤엉킨 바라나시의 더럽고 냄새나는 좁은 골목길도 나름 재미있긴 했지만 개인적으론 역시 갠지스 강을 따라 가트(Ghat)를 걷는 게 더 좋았다.


갠지스 강을 따라 가트를 걷는 일, 내가 인도에 온 이유이기도 했다.」



가트(Ghat)란?


 건물에서부터 강가로 이어지는 계단을 뜻하는 말로 호수 또는 큰 강, 바다에서 볼 수 있다. 바라나시 갠지스 강변에는 사원과 옛 궁전 건물 그리고 강변으로 이어진 계단 가트(Ghat)가 길게 늘어서 있다. 우기에는 건물 바로 아래 계단까지 강물이 차게 되고, 가트를 걸을 수 없게 된다.



갠지스 강변 만들다 만 보트의 모습


Kshemeshwar Ghat의 보리수 모습


다사시와메드 가트 한낮의 풍경


가트와 갠지스 강의 모습


갠지스 강변 옛 궁전의 모습



 타지마할과 갠지스 강 정도가 내가 아는 인도의 전부였다. 그리고 그 둘은 인도 여행에서 내가 가장 보고 싶은 전부이기도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다만 인도인들이 가장 신성시 여기는 갠지스 강에서 가만히 앉아 사색을 하거나, 조용히 걸으며 뒤죽박죽 어지러운 생각을 정리했으면 했다. 여행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당연히 정리가 되지 않을 걸 알았지만 이성과는 달리 마음은 그러길 바랐다.





 실제로는 어땠냐고? 아무런 정리도 되지 않았다. 갠지스 할아버지가 와도 정리는 못했을 것이다. 다만 이색적인 풍경과 엄청난 무더위, 배탈, 그리고 날 가만히 내버려 두질 않는 인도 사람들 덕(?)에 잠시나마 복잡한 생각을 잊을 순 있었다.



다사시와메드 가트의 모습


한낮의 갠지스 강과 가트의 풍경


강의 신을 그려놓은 가트 옆 건물의 모습


신전과 가트의 모습


갠지스 강과 가트의 다양한 풍경들



 아씨 가트(Assi Ghat) 쪽으로 정처 없이 걷다 화장터인 하리슈짠드라 가트(Harishchandra Ghat)에 도착했다. 바라나시에는 두 곳의 화장터가 있는데 이곳은 그중 규모가 작은 화장터에 속했다. 시체를 태우는 불길은 한 곳만 일고 있었다. 그 불길도 거의 마무리 단계였다. 그 옆으로 시체가 강물에 반쯤 잠겨 있었고, 거기에서 3미터도 안되는 곳에서는 빨래를 하고 있었다.





 비종교인인 내가 보기엔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지만 그들에겐 익숙한 풍경, 삶의 일부인 듯 보였다. 어떠한 게 담겨 있어도 이곳은 신성한 갠지스 강이니깐 더럽다거나 불쾌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걸까?



+ 하리슈짠드라 가트(Harishchandra Ghat) 위치



바라나시 화장터


 바라나시 갠지스 강변에는 두 곳의 화장터가 있다. 마니까르니까 가트(Manikarnika Ghat)와 하리슈짠드라 가트(Harishchandra Ghat)가 그곳이다. 하리슈짠드라 가트는 마니까르니까 가트에 비해 규모가 작고 중요도에서도 밀리는 편이다.



갠지스 강에 세워져 있는 보트들의 모습


갠지스 강과 가트 풍경


계단에서 쉬고 있는 염소의 모습


다사시와메드 가트에서의 아르띠 뿌자 의식





 갠지스 강을 따라 가트를 걷는 일... 좋았다. 평범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낯설지도 않았다. 내리쬐는 햇살에 인상이 찌푸려지는지도 모른 채 아무 생각 없이 걷고, 힘들다 싶으면 가만히 앉아 멍하니 강을 바라봤다. 그러다 심심해질 때쯤 다가오는 가이드 아닌 가이드와 사제 아닌 사제, 길거리 마사지사, 마약 장수와의 대화 아닌 대화가 재미있었다. 모른 채 듣고 있다가 순진한 표정으로 "하지만 지금 가진 돈이 없어." 라고 했을 때 돌변하는 표정이 조금 무섭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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