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 이즈 스파르타!!] 길리 트라왕안 스노쿨링 투어 후기


글,사진 | 미뇩사마


이번 인도네시아 길리 트라왕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스노쿨링 투어였다. '맑고 깊은 바다에서 오리발 끼고 하는 수영이라니.' 생각만 해도 짜릿했다. 스노쿨링 전 와이프한테는 고프로(Gopro)로 내가 잠수하여 인어공주처럼 물속을 누비는 모습을 촬영해달라고 말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물속을 누비기는커녕 죽지 않으려고 물 위에 누워 하늘만 바라보고 숨 고르기만 열심히 했다. 여하튼 난 출발 전부터 이상한 수영 자신감에 빠져 있었다.



+ 스노쿨링 투어 예약한 곳(Beach Wind)



+ 스노쿨링 투어 외에도 패스트 보트 티켓도 판매하고 있는 모습


+ 저렴한 단체투어도 있고 프라이빗 투어도 있다.


+ 단체투어로 인당 100,000루피


길리 트라왕안 여행 둘째 날. 리조트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섬을 한 바퀴 돌았다. (자전거로 섬을 한 바퀴 도는데 1시간~1시간 반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섬을 한 방향으로 돌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윤식당 촬영지에서 불고기버거로 허기를 달랜 다음 길리 트라왕안 메인 스트릿으로 향했다. 내일 진행할 스노쿨링 투어를 예약하기 위해서.


길리 트라왕안을 달리다 보면 많이 보이는 것 중 하나가 다이버샵과 스노쿨링샵이다. 솔직히 스노쿨링샵은 노점에 가깝다. 멀쩡한 건물 안에 있는 다이버샵에서는 스노쿨링 투어 예약을 받지 않는다. 허름한 노점에서 예약하는 게 뭔가 불안하다며 몇 군데 멀쩡한 건물의 다이버샵에 들어가 와이프가 물어봤는데 돌아온 대답은 "노"였다. 친절한 금발의 잘생긴 청년이 스노쿨링 투어 예약은 저런 노점에서 해야 한다고 손가락을 가리키며 알려줬다.


첫 번째로 물어본 곳의 스노쿨링 단체 투어 가격은 인당 150,000루피. 두 번째로 들렸던 곳이 바로 위(▲) 사진 속 Beach Wind 였다.(길리 트라왕안 들어올 때 배에서 내렸던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음) 그나마 노점이 아닌 건물에 있어 좀 큰 곳이 아닐까 해서 들어간 곳이었는데 투어 비용도 인당 100,000루피로 더 저렴해 바로 예약을 진행했다.


※ 길리 트라왕안 스노쿨링 투어 예약

 - 우리가 예약을 진행했던 Beach Wind를 기준으로 작성됨(아마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음)

 - 예약하고 비용을 지불하면 위와 같은 티켓을 주는데 투어 당일 가서 보여주면 됨.


1. Small Group Tour

 - 가격 : 인당 250,000루피

 - 투어 시간 : AM11:00 ~ PM05:00


2. Big Group Tour

 - 가격 : 인당 100,000루피

 - 투어 시간 : AM10:30 ~ PM03:30

 - 이용해본 결과 대략 30~40명 인원이 한 배에 타고 3 포인트를 이동하며 스노쿨링 투어 진행.

 - 스노쿨링 장비도 비용에 모두 포함되어있어 무료 대여 가능(오리발, 구명조끼, 물안경)



+ 투어당일 집합소


+ 투어 출발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대부분이 양오빠, 양언니들)




투어 당일 아침, 시간맞춰 투어 예약을 진행했던 Beach Wind로 갔다. 우릴 보자 바로 알아보는 현지 청년. 자전거를 타더니 자기를 따라 오란다. 도착한 곳은 Beach Wind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집합소 같은 곳이었다. 스노쿨링 업체에서 각자 보트를 운영한다기보단 각 업체에서 예약받은 손님을 모아 공용 보트로 투어를 진행하는 형태가 아닌가 싶었다.(개인적인 생각임)


이곳에서 스노쿨링 장비를 공짜로 대여할 수 있다. 우린 스노쿨링 장비를 한국에서 가지고 갔기 때문에 그건 제외하고 와이프 구명조끼랑 내 것 오리발만 빌렸다. 이때 구명조끼를 빌리지 않은 게 가장 큰 실수였다.



+ 맑아서 물 깊이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생각보다 많이 깊다.



+ 학교에서 배웠니? 구명조끼 없이도 엄청 잘노는 양언니, 양오빠들




+ 바다 위 머리만 동동 떠있는 사람들이 다 스노쿨링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다.


시간이 되면 30~40명의 인원이 보트를 타고 이동하는데 자리가 상당히 협소했다. 길리 트라왕안(Gili Trawangan), 길리 메노(Gili Meno), 길리 에어(Gili Air) 이 3곳의 섬 주변 3포인트에서 스노쿨링이 진행된다. 오전에 2포인트에서 스노쿨링을 하고 길리 에어(Gili Air)에서 점심 식사 후 마지막 1포인트 스노쿨링을 마치고 복귀하는 코스다.



※ 스파르타식 길리 트라왕안 스노쿨링 투어 요점정리


- 스노쿨링을 진행하는 포인트가 배를 타고 꽤 나가는 곳이라 물이 깊음(대략 3~6M)

- 스노쿨링 포인트에 도착하여 보트가 멈추면 우리 양오빠, 양언니들이 소리를 지르며 물속으로 다이빙하고, 옆으로 뛰어내리고 난리도 아닌데, 이때 이 분위기에 휩쓸리면 안됨. 생각보다 깊은 물에 당황하여 골로 가는 수가 있음.

- 배에서 사람들이 다 내리면 인솔하는 가이드를 따라 수영을 해서 이동하는데 이 거리가 상당함(그리고 빠름). 이때 중요한게 우리가 내렸던 보트가 멀찌감치 떨어져 최종 목적지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한 번 물에 들어간 사람은 그냥 망망대해 떠있는 상황 발생.

- 이때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사람은 살기 위해 미친 듯이 물속에서 발을 굴려야 함. 점점 멀어지는 배와 깊은 바닷물에 점점 당황하기 시작함.

- 첫 번째 포인트에서 스노쿨링을 마친 한국 사람 대부분이 엄청 힘들어 했음.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 수영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도 체력이 안된다 싶으면 구명조끼를 꼭 착용해야 함. 출발하고 나서는 구명조끼를 빌릴 수 없었음.

- 보트가 좁고 긴 구조기 때문에 흔들림이 심함. 벳멀미가 심한 사람은 꼭 투어 전 약을 먹을 것. 와이프는 약을 먹었음에도 뱃멀미를 심하게 함.

- 물은 맑았지만 생각보다 물고기가 없었음. 바다거북도 못 봤음.

- 깊은 바다에서 스노쿨링을 안 해본 사람이라면 돈을 더 내더라도 프라이빗 투어나, 스몰그룹 투어가 더 좋을 듯. 우리도 후회했음.

- 호텔 등에서 진행하는 프라이빗 투어는 투어 당사자와 가이드만 나가는 거라 완전 맞춤으로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룹 투어처럼 스파르타식 헤엄을 안쳐도 됨. 그리고 바다거북을 볼 확률도 더 높음. 


내 경험담을 좀 풀자면 첫 번째 포인트에 도착해서 처음 사용해보는 오리발을 착용하고, 그땐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구명조끼도 착용하지 않은 채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생각보다 깊은 물에 1차로 당황, 가지고 간 스노쿨링 장비가 말썽을 피워 자꾸 입으로 바닷물이 들어와 2차로 당황, 익숙하지 않은 오리발 때문에 장딴지가 터질 거 같아 3차로 당황, 빛의 속도로 멀어지는 가이드와 우리가 내렸던 보트, 양언니, 양오빠들에 4차로 당황. 물속에 뛰어든지 채 5분이 되지 않은 상황에 벌어진 일이다. 그다음 한 일이 바로 "튜브!" "튜브!"를 외치는 일이었다. ㅋㅋ 근처 가이드가 가지고 있던 튜브를 빼앗아 와이프랑 튜브에 매달려 열심히 목적지까지 이동해갔다. 중간에 튜브에 달라붙는 한국 사람들도 몇 있었다. 그렇게 첫 번째 스노쿨링은 폭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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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을 먹었던 길리 에어(Gili Air)의 해변가 음식점





+ 길리 트라왕안에 비해 조용한 분위기의 길리 에어


+ 주문한 나시고랭, 비주얼은 저래도 맛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음.



오전에 2 포인트에서 스노쿨링을 마친 다음 길리 에어(Gili Air)에서 점심을 먹었다. 해변가에 위치한 식당인데 투어와 연계된 식당처럼 보였다. 보트에서 내리기 전 식사는 모두 여기서만 해야 된다고 가이드가 말해준다. 점심은 투어에 포함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각자 돈을 내고 사 먹어야 된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나시고랭 하나와 스프라이트, 과일주스 이렇게 3개. 뱃멀미를 심하게 한 와이프는 아무것도 먹기 싫다며 음료수로 속을 달랬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주문하기 때문에 음식이 상당히 늦게 나온다. 모든 인원이 밥을 다 먹고 다시 배를 타기까지 2시간도 넘게 걸린 듯. 이곳은 항상 여유가 넘친다. ㅋㅋ 식당 앞 풍경이 너무 이쁘기 때문에 구경하고, 사진 찍고 있으면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진 않는다.




내릴 때는 식당 앞 해변에서 바로 내렸는데, 다시 배를 탈 때는 다른 곳에서 탔다. 배를 타는 곳까지 15~20분 정도 걸었다. 길리 트라왕안(Gili Trawangan)에 비해 사람이 많이 없어 조용한 분위기의 길리 에어(Gili Air). 슬렁슬렁 산책하며 여유롭게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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