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에서 즐기는 사천요리, 카이펀(KAIFUN)

 

글·사진 | 미뇩사마

[타이베이에서 즐기는 사천요리, 카이펀]

 

 8번의 대만을 오가는 동안 입맛이 많이 바뀌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진화했다.’라는 게 맞겠다. 몰라서, 익숙하지 않아서, 싫다고, 맛없다고 느꼈던 것들을 이젠 없어서 못 먹게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그렇게 낯설었던 대만의 맛과 향이 익숙해질 때쯤 난 여행에서 또 다른 맛을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카이펀(Kaifun)을 찾은 건 와이프와 막내 처남과 함께한 타이베이 여행에서였다. 중국 사천요리 전문점으로 처음 대만을 찾아 다소 느끼하고 달달한 맛에 지친 입맛을 얼얼한(?) 매운맛으로 씻어낼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참고로 위에서 말한 매운맛은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그런 매운맛은 아니다. 혀가 마비된듯한 산초의 매운맛이다. 그래도 요즘은 한국에도 마라탕이 워낙 대중화되서 익숙하지 않을까 싶다.

 

[카이펀 큐스퀘어점]

 

[카이펀 위치]

 

 가장 최근에 갔던 와이프와의 대만 여행에서도 카이펀을 들렀다.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 옆 큐스퀘어에 위치한 곳이었는데 저녁 시간대여서 그런지 가게는 꽉 차 있었고, 웨이팅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포기할까 했지만 일단 대기를 걸어두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직원 앞에서 알짱거린 와이프의 노력 덕분이었는지 생각보다 빨리 작은 테이블로 안내받을 수 었었다.

 

[식전 음료, 홍초?]

 

[꼭 먹어라! 오이무침]

 

[마파두부]

 

[단맛은 없다! 혀가 마비되는 듯한 얼얼함만 있을뿐...]

 

 와이프는 지난번에 시켰던 마파두부를, 난 새롭게 곱창(막창?) 볶음을 선택했다. 그밖에 꽈리고추 달걀프라이 볶음과 오이무침, 밥, 타이완 비어를 주문했다. 이번 주문에서 신의 한 수는 오이무침이었다. 칼로 자른 게 아닌 내려쳐 부서뜨린 오이에 마늘과 새콤함(식초인지, 라임, 레몬의 맛인지 잘 모르겠다. 아마 식초가 아닐까 싶다.)을 더한 심플한 요리였는데 맛은 일품이었다. 딘타이펑의 오이무침(김치)과는 느낌이 살짝 달랐다.

 

 

 카이펀은 밥도 맛있는데 솥에 든 밥을 다 먹으면 리필도 가능하다.(가능하다고 하던데 해보진 않았다.) 고슬고슬한 밥에 마파두부 올려 슥슥 비벼먹으면 얼얼한 매운맛이 가볍게 입안을 감싸며 혀를 마비시키는데…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아무튼 맛있다. 참고로 한국의 마파두부 맛을 기대하며 먹으면 안 된다. 맛이 다르다. 그래서 그런지 블로그에 입맛에 맞지 않다는 의견도 제법 있었다.

 

[곱창(막창?) 볶음]

 

[중간중간 새송이 버섯도 너무 맛있다.]

 

[사천식 닭튀김(?)]

 

[삼겹살 볶음 : 말해뭐해 맛있지]

 

 곱창인지 막창인지 모를(편의상 곱창이라 부르겠다.)이 볶음요리 역시 맛있었다. 큼지막한 곱창은 전혀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다. 한 점이 커서 그런지 씹을수록 고소함이 쭉쭉 올라왔다.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밥이랑 맥주랑 모두 잘 어울렸다. 함께 들어가 있는 새송이 버섯도 잘 볶아져 맛있었다. 곱창 국수도 그렇고 대만은 내장요리를 꽤나 잘하는 듯. 하나같이 냄새도 안 나고 맛이 좋은걸 보면 말이지.

 

 대만에서 즐기는 사천요리라. 이거 꽤나 이색적이지 않은가? 한번 방문해보는 걸 추천한다. 나 역시 다음 대만 여행에서도 또 들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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