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 시먼딩 근처 동파육 덮밥 맛집, 일갑자손음

 

글·사진 | 미뇩사마

[한 그릇의 행복, 대만 콩로우판]

 

 대만행 비행기와 숙소 예약을 끝낸 상황이었다. 더 이상 예전만큼 열정적으로 여행지의 맛집을 찾진 않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수도 없을 노릇. 귀차니즘과 대만이라는 나라의 익숙함 때문일까 그 손놓고 있는 기간이 점점 길어졌다. 그 와중에 빛처럼 등장한 백선생님(백종원 아저씨). 나이스 타이밍에 방영해주신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타이베이편" 덕분에 맛집 검색은 그대로 Pass 했다. 방송에 나온 식당 위주로 가면 되겠구나 싶어 구글맵에 위치만 표시해뒀다.

 

 

 그렇다고 이번에 소개할 곳이 스트리트 푸드파이터에 나왔던 곳이냐? 또 그건 아니다. 여행의 준비가 저랬다는 주절주절 잡소리였고… 아무튼 지금 소개할 곳은 동파육 덮밥으로 유명한 "일갑자손음(一甲子餐飲)"이다.

 

[일갑자손음 가게 풍경]

 

[작은 가게 외관]

 

[일갑자손음, 구글맵 위치]

 

 평소에 대만 관련 유튜브 채널을 몇 개 구독해 놓고 즐겨보곤 했는데 그중 한 곳에서 소개한 맛집이 바로 "일갑자손음"이다. 시먼딩 근처에 위치해있어 숙소와도 가까웠다. 유튜브 영상에서는 정확한 주소가 나오지 않아 어떻게 찾지 하다가 시먼딩과 사거리, 가게 맞은편 커다란 경찰서… 이 단서 3가지로 구글맵 스트리트뷰를 이용해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이건 좀 대단! 찾고 난 뒤 구글맵 리뷰를 봤더니 한국사람들이 남겨놓은 리뷰가 거의 없어 로컬 맛집이구나 생각했었는데 웬걸 검색해보니 관련 블로그 글들이 많이 있었다. 이번이 9번째 대만 여행인데 나만 모르고 있었어;;; 숙소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850m, 걸어서 10분 정도) 점심은 이곳에서 먹기로 했다.

 

 시먼딩 까르푸에서는 500m 정도라 장 보러 들릴 일 있으면 꼭 한 번 가보시길 비란다.(너무 맛있었다.)

 

 

[북적이는 가게 앞, 손님이 꽤나 많았다.]

 

 구글맵을 보며 찾아가다 어느 정도 가서는 대충 감이 왔다. 포장을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과 야외 테이블에서 먹는 사람들로 가게 주변이 북적였기 때문이다. 대만은 많이 와봤지만 이렇게 밖에서 먹는 가게는 또 처음이라 살짝 긴장했다. 그러다 그냥 눈치껏(쭈뼛쭈뼛) 빈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 사이를 왔다 갔다 하시는 아주머니께서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는데 미리 메뉴를 생각하고 갔었기에 바로 동파육 덮밥 2개랑, 어묵 수프, 곱창(?) 수프를 각각 하나씩 주문했다. 참고로 메뉴판은 영어로도 쓰여 있다.(길거리 작은 식당인데 메뉴판에 영어도 넣어놓은걸 보니 외국인들에게도 꽤나 인기 있는 가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한 음식들]

 

[돼지 내장탕]

 

[동파육 덮밥, 정식이름은 콩로우판]

 

[어묵탕, 피시볼 스프]

 

[돼지고기 덮밥, 콩로우판]

 

 음식은 금방 나왔다. 푹 조려낸 큼지막한 고기 한 덩이와 단단한 두부, 오이절임이 밥 위에 올려져 있었다. 고기는 우리네 장조림이랑 비슷한 맛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짜지 않으면서 대만 특유의 향(아무래도 팔각의 향이 아닐까 싶다.)이 살짝 가미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맛있었는데 대만 향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조금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듯.(그런데 이건 정말 대만 향 안나는 거다.)

 

 

 젓가락으로 몇 번 툭툭 건들면 흐물흐물 찢어질 정도로 푹 조려진 고기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게 밥이랑 너무 잘 어울렸다. 그러다가 입이 조금 느끼 해질 때쯤 올려진 오이절임을 먹으면 입안이 싹~, 조려진 단단한 두부는 생긴 건 익숙지 않은데 맛은 그리 생소하지 않았다. 오히려 식감이 어묵스럽게 살짝 쫄깃하달까?(사실 먹은 지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래서 여행 포스팅은 갔다 와서 바로 써야 하는데… 하~) 아무튼 두부조림 역시 너무 맛있었다.

 

[콩로우판 구성]

 

 와이프가 시킨 어묵탕(피쉬볼 수프, Fish ball soup)은 익숙한 맛이었지만, 내가 시킨 돼지 내장탕(Pig intestine soup)은 냄새가 나고 그런 건 아니었는데 후추랑 생강 맛이 너무 많이 나서 내입에는 살짝 별로였다. 하지만 국에 들어있는 돼지 내장은 쫄깃하니 건져 먹을만했다.

 

[까오지(高記), 동파육 : 윤기좔좔]

 

[까오지(高記), 동파육 : 고수랑 먹어야 느끼함을 조금 잡을 수 있다.]

 

[고궁박물관에 있는 동파육 돌, 얼마나 동파육을 좋아한거야?]

 

 사실 윤기 좔좔 흐르는 때깔 좋은 동파육도 까오지(高記)에서 먹어봤지만 오히려 덜 느끼한 여기가 더 입맛에 맞았다. 사실 한국사람들이 편의상 "동파육" 덮밥이라고 불러서 그렇지 올려진 고기 요리가 동파육은 아니니깐, 동파육과 비교하는 게 맞지 않긴 하다. 뭐 아무튼 80원(한화로 약 3,200원)으로 이 정도 고기 덮밥이라니… 완전 추천! 아마 다음 대만 여행 때도 이곳을 다시 찾지 않을까 싶다.

 

음식 가격

  • 돼지고기 덮밥(콩로우판) : 80원
  • 어묵탕(Fish ball soup) : 30원
  • 돼지 내장탕(Pig intestine soup) : 4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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