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미식회에 나온 서울 평양냉면 맛집 : 을지면옥(평양냉면 입문자들에게 추천)


글,사진 | 미뇩사마


서울 여행의 마지막 식사는 을지면옥 평양냉면이었다. 하룻밤을 묵었던 숙소인 롯데시티호텔 명동에서 지하철 한정거장 거리에 위치해 있어 - 서울의 많은 평양냉면 맛집 가운데 - 이곳을 선택했다. 숙소에서 꽤나 가까운 거리였기 때문에 우린 걸어서 이동을 했다. 을지면옥 간판이 보이기 시작할때쯤 그 길목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이 - 다른 거리보다 상대적으로 - 많이 계셨다. 우린 그 광경을 보고 '할머니, 할아버지들 다 냉면드시러 가는건가?' 라고 웃으며 애기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다들 무언가에 이끌리듯 을지면옥으로 들어가고 계셨다.




딱봐도 세월이 느껴지는 통로를 지나면 안쪽으로 을지면옥 식당이 나온다.  가게는 1층과 2층으로 되어있는데 내부는 생각보다 상당히 넓었다. 우리가 찾았던 시간이 오전 11시쯤이었는데 가게안에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수요미식회에 나왔던 평양냉면 맛집이라 아침부터 기다려야되는거 아닌가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기다리진 않았고 바로 맛볼 수 있었다.





우린 평양냉면말고 비빔냉면의 맛도 궁금했기에 둘다 주문했다. 평양냉면 같은 경우 수요미식회에서 이원일쉐프가 알려준대로 ①먼저 면을 풀지 않고 육수맛을 보고, ②면을 풀고나서도 육수맛을 봤다. 그리고 ③면을 육수에 흠뻑적셔 한입가득 맛을 봤다. 메밀면에서 은은히 나오는 곡향과 구수함을 느껴보고 싶었는데 아직 내 혀와 코가 변변치 않은지 그리 디테일하게는 느끼지 못했다. 아마 생각했던것 보단 육수맛이 너무 강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심심한 슴슴한(?) - 시원하게 꿀떡꿀떡 넘길 수 있는 - 그런 평양냉면 육수맛을 기대했었는데 여긴 좀 짰다. 단순한 짠맛은 아니고 감칠맛이 상당한 그런 맛이었는데 이게 오히려 내 입맛, 아니 내가 생각했던 맛이랑은 너무 달라 살짝 당황했다. 하지만 지금까지(32년) 내가 먹어왔던 양념갈비집 냉면이랑은 확연히 비교되는 상당히 맛있는 맛이었다. 특히나 면이 너무 좋았다. 가위질하지않아도 되는 적당한 쫄깃함과 한입가득 넣고 씹었을때 느껴지는 구수함까지. 상대적으로 간이 쎈 비빔냉면과도 잘 어울렸다.


비빔냉면은 전날 먹었던 함흥냉면(오장동흥남집)과는 달리 간이 쎄지 않았다. - 오히려 난 이게 더 좋았다. 와이프도 이게 더 맛있다고. - 약간 부족한듯한 양념이 신의 한 수 인듯. 물냉, 비냉.. 둘다 너무 맛있게 먹었다. 비냉과 물냉을 오가며 먹어 한 가지 맛에 집중을 못한건 함정!!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하리, 맛있었으면 됐지~)



가격은 비쌌다. 한그릇에 만원. 하지만 아깝지 않은 맛이다. 진짜다. 평양냉면 입문자들에게 부담없는 식당이 아닐까싶다. (입문자인 내가 느끼기에) 육수간이 뚜렷해서 큰 거부감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 주인아줌마와 할아버지와의 대화로 들었을때 - 몸이 불편하신거 같은 할아버지 한분도 식사를 마치고 나오고 계셨다. 우리가 지하철역으로 들어가고 있을때 들리는 - 아까 그 할아버지의 - 구토소리. 속이 아프셔도 얼마나 드시고 싶으셨길래, 고향의 맛을 느끼고 싶으셨던건지(그냥 멋대로 생각한거지만) 괜히 코끝이 찡했다. 


이것도 그닥 신빙성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별점을 주자면...

평양냉면(물냉면) : ★★★★☆

비빔냉면 : ★★★★☆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