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좋은 이유, 애플 스토어 가로수길



글·사진 | 미뇩사마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그냥 지나칠쏘냐]


 오랜만에 서울을 찾았다. 와이프는 이런저런 모임이나 약속으로 서울을 한 번씩 찾곤 하지만 난 거의 가질 않는다. 사람 많고 복잡한 건 딱 질색이라. 젊어서도 그랬는데 나이 드니 나아지기는커녕 더 심해진 거 같다. 아무튼 오랜만에 찾은 서울은 여전했다.


 먼저 올라와 있던 와이프와 을지로에서 만나 평양냉면을 먹으러 갔다. 원래는 우래옥에서 먹을까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부 공사 중이었다. 하는 수없이 근처 을지면옥에서 냉면을 먹었다. 예전에 을지면옥에서는 냉면을 먹어봐서 이번엔 다른 곳을 가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 다음 서울 나들이 때를 기약해야겠다. 그게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애플 스토어 가로수길[가로수길 애플 스토어]



 밥을 먹었으니 구경을 해야지? 이번 서울 방문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그곳! 바로 애플 스토어다. 서울 가로수길에 있는 대한민국 애플 스토어 1호점.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가 되니 마니 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이렇게 공식 애플 스토어까지 생기다니... 참으로 감개무량하다.(하긴 따지고 보면 아이폰에 국내에 출시된 지 10년이 훌쩍 지났으니 빨리 생긴 건 아니구나;;;)


 내부가 훤히 비치는 커다란 통유리로 이뤄진 애플 스토어의 모습은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기 충분해 보였다. 애플이 뭘 파는지 모르는 사람도 궁금해서 들어와 보고 싶게 만드는, 뭐랄까 완벽하게 한 수 위 모양새였다. 너무 다르고, 돋보여 오히려 주변과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한 마디로 개멋있었다!!!


[Apple 가로수길 위치]





애플 스토어 내부[애플 스토어 내부 모습]



 애플 스토어 내부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많아도 너무 많았다. 시간도 시간이고, 이렇게 많을 이유가 없을 거 같은데 많았다. 엄청나게 높은 천고도 이 답답함을 해소해주진 못했다. 생각해보면 내가 방문했던 다른 애플 스토어(로마, 홍콩, 후쿠오카) 모두 사람이 많았다. 맥북, 아이팟... 예전에는 소위 말하는 마니아, 특정 직업군에서나 사용하던 비주류 브랜드(한국에선)였는데 아이폰 하나가 모든 걸 바꿔 놓았다. 참 대단하다.



 삼성 같은 경우도 애플과 비슷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데 왜 이런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지 못하는 걸까? 과거 삼성 모바일 스토어란 이름으로 꽤나 깔끔하게 오프라인 매장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느 순간 휴대폰 매장처럼 덕지덕지 광고 프린트물이 붙더니 여느 휴대폰 대리점처럼 변해버렸다. 난 두 지역의 망해가는 삼성 모바일 스토어를 모두 봤다. 거긴 말 그대로 가게였다. 제품을 판매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경험하게 하는 곳, 내가 애플 스토어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단적인 예로 애플 스토어에는 별도 계산대가 없다. 계산은 중간중간 돌아다니는 스태프분들이 진행한다. 무언가를 팔겠다는 의지보단 경험하게 하고, 소개하고자 하는 게 더 커 보인다.(이런 느낌을 느끼도록 애플이 치밀하게 계획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런 게 국내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일 부족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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