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작을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 찾은 "광양 매화축제" 하지만 실상은...

# 광양 매화축제의 허와 실

§ 촬영 : 갤럭시S6(Galaxy S6)


글,사진 | 미뇩사마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 매화


벚꽃이 봄의 절정을 담고 있다면, 매화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이 아닐까 싶다. 흐드러진 화려함은 없지만 단정하고 절제된 미(美)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매화(梅花). 봄의 시작을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 이번 주말(3/19) 광양 매화축제를 찾았다.



내비게이션에 「청매실농원」으로 검색 후 이동하면 되는데 산 하나가 온통 매화나무요~ 초록의 풀밭위에 하얀색의 매화가 소금을 뿌려놓은 듯 피어있었다. 산을 오르는 좁다란 길 양옆으로 매화가 한가득, 뭔가 평온하고 포금함을 느끼게 했다. 그렇게 매화는 아름답고, 또 아름다웠다.


광양 매화축제에는 매화"만" 아름다웠다. 그 외 나머지는 대부분 실망스러웠다.






한 폭의 동양화 그리고 낙서, 범인은?


'축제장에 가면 주차할 곳은 있을까?' '차는 막히지 않을까?' 사실 가면서 걱정을 많이 했었다. 작년에 축제장 근처에서 축제장까지 차가 막혀 3시간씩이나 걸렸다는 어느 블로거의 글을 봐서였다.(☜ 작년에도 항의가 많았다던데;;;) 올해는 위 문제를 1순위로 개선하지 않았을까하는 조금의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왠걸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여전히 차는 초입부터 꽉! 막히기 시작했다. 움직일 생각을 안하길래 우린 더 늦기전에 바로 차를 돌려 근처 휴게소 식당에 겨우 주차를 하고, 점심을 먹고 걸어서 축제장까지 갔다. 좁은 길, 많은 차, 미숙한 운영... 3박자가 고루 갖춰져 입구부터 축제장까지 못해도 최소 2시간은 걸렸을꺼다.




쩌렁쩌렁 울려퍼지는 디스코 메들리와 트로트. 어찌나 소리가 큰지 축제장 구석구석 귀에 쏙쏙 박혔다. 알록달록 천막 속 정체모를 길거리 음식들, 그리고 그 옆엔 쌓여있는 쓰레기들. 축제장 바로 앞 대형 주차장에는 형형색색의 관광버스들이 줄 맞춰 주차해 있으니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과 매화를 함께 담아보겠다고 카메라를 들이밀면 여간 주차장의 차들이 거슬릴 수가 없다.(☜ 마을 바로 앞, 섬진강변. 꼭 저 위치에 주차장을 만들어야만 했는가??)



기울어진 산등성이에는 뽀얀 매화가 가득하고, 그 사이 초가집이 똭! 거기다 마을앞으로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까지...꽃길에 물길까지 한폭의 아름다운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데 중간중간 콕콕 박혀있는 옥의 티들. ▼




어디 내놔도 손색없을 이 멋진 풍경을 사람들이 얼마나 망칠 수 있는지를 여실해 보여준 축제가 아니었나 싶다. "그 사람들도 다 먹고 살려고 하는거지"라는 와이프의 말이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지만 매번 반복되는 이런 축제운영이 과연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게 했다.(☜ 적어도 난 다시는 이 축제를 찾지 않을꺼 같고, 지인들에게도 절대 추천하지 않을꺼 같다.) 




축제 마을 입구가 아닌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장을 만들고, 마을까지는 예쁜 산책로를 만들어 놓거나, 주최측 셔틀버스만 사람들을 실어날랐으면 어땠을까? 엄선된 업체나 사람들이 통일되게 갖춰진 공간에서 향토음식과 관광상품을 팔았으면? 쩌렁쩌렁 울려퍼지는 디스코 메들리가 아닌 조용하고 은은한 국악이 흘러나왔으면 어땠을까?


품격있는 축제가 될 수 있을꺼 같은데... 보는내내 안타깝고, 생각이 많아지는 「광양 매화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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